학부 시절, 대학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. 제가 대학을 다녔을 즈음부터 취업난으로 인해 스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취업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, 학생들에게 대학은 취업을 위한 중간단계 정도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. 하지만 성공회대에서만큼은 그러한 경향에 크게 휩쓸리지 않고, 각자가 추구하는 바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. 현재 저는 지금 타 대학원에서 박사수료 후 졸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.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되니 성공회대가 가진 장점이 더욱 명확히 보였습니다. 다양한 가치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은 지켜낼 줄 아는 자세, 나아가 모두 함께 선을 지향하려는 자세는 오로지 성공회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. 오늘날 대학의 역할은 취업을 위한 단계인 것도 사실이며, 그럼에도 여전히 학문의 장으로서 기능하기도 합니다. 하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넓은 시야와 열린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, 나아가 인격적 소양을 키워주는 것 또한 대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. 저는 성공회대에서의 시간을 통해, 더욱 단단하고,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.